2016년은 인류가 문명을 이룬 후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아직 공식화 되지는 않았지만 오슬로에 위치한 European Union's 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에서 발표한 작년, 2016년도 지구 평균기온은 14.8℃ 로 산업화 이전보다 1.3℃ 증가하였고 1년 전인 2015년보다도 0.2℃가 상승하였다. 지구 전체가,
그것도 연간 평균 기온이 1년 사이에 0.2℃씩이나
상승했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더웠던 것으로 기록을 갱신했던 2015년이 아니었던가,.. 1년 사이에 기록을 큰 폭으로 갱신한
것이다. (2017.1.16, 세계기상기구인 WMO에서 공식적으로 2016년이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해로 발표. 산업화 이전에 비해 1.1°C, 2015보다는 0.83°C 상승한 것으로 공식화 함)
그동안 떠들썩 했던 지구온난화는 수치적으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산업화 이전에 비해 1℃ 남짓 증가한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정도의 상승에 의해서도
지구는 이미 많은 기후변화 징후를 보이고 있다. 숫자 자체는 미미해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은 엄청난 변화인
것이다. 2015년 말 파리에서 체결된 새로운 국제적협약은 2100년까지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보다 1.5℃ 또는 2℃ 이내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 를 마지노선으로 하되 1.5℃ 억제를 위해 노력한다는, 다소 국제적 의견차이를 무마하기
위한 표현이다. 과학자들의 종합적인 연구결과에 의하면 지구가 2℃ 이상 더워지면 인류 문명의 파국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협약은 근거로 하고 있다.
그런데 1년 사이에 무려 0.2℃ 가 상승했다. 물론 아무리 평균치라고 하더라도 연간 기온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기온은 다시 낮아질 수는 있다. 지구상 상당히 많은
지점을 측정하여 산정한 숫자이긴 하지만 완벽하게 지구의 열량 변화를 측정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엔 El Nino가 심했던 해였기 때문에 기온 측정치에 영향을 주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장기적 추세를 보면 확실히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설마 했던 과학자들의 경고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화 이후 지구의 기온상승,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기후변화(Climate
Change)"라는 용어는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에 의해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그로 인해 기후가 인류가 생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한다”라는 이론을 표현하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다. 그리고 이 이론은 현재는 거의 모든 과학자가 사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화 이전인 1850년경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ppm 정도였지만 현재는 400ppm을 넘어섰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처럼 어떤 자연의 지표가 거의 두배로 늘어나는 것은 심상치 않은 사태일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런 감축 노력 없이 지금의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된다면 2100년 정도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1,000ppm을 넘어
설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지구의 평균 온도는 무려 6℃ 이상 상승하는 것이 불가피 하게 된다. 1℃가 증가한 현재에도
기후변화에 의한 많은 기상 이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6℃까지 상승하게 되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상상하기 힘들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파국까지는 가지 않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2℃ 증가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1℃가 높아진 상태이고 현재의 증가속도로는 아주 가까운 시기에 2℃ 를 돌파해 버릴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인류가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멈춘다면 기후변화는 멈출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기후현상의 탄력으로 인해 상당기간 기후변화
현상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과학자들이 정말 우려하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기후변화가 어느 변곡점(Tipping Point)를
지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직선형태의 점진적 기온상승 추세가 어떤 갑작스러운 변화의 지점을
통과하면서 급격히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길고 긴 지구의 역사상 지금의 기후는 12만년 전부터 지속되어 온 것에 불과하다. 빙하기와 온난화기가 교차되는
중에 현재 인류의 문명은 12만년 전부터 시작된 홀로세(Holocene)의
기후, 즉 현재의 기후가 지속된 기간에 발흥된 것이다. 만약
어떤 이유에 의해 기후의 조건이 크게 바뀐다면 인류의 문명은 지속되기 어렵다. 기후변화의 변곡점은 그
변화가 시작되는 어떤 지점을 의미한다. 기후변화의 어떤 추세선에서 벗어나 갑작스러운 변화의
단계로 들어서는 것이다. 과거 지구의 역사는 그러한 변화의 흔적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영원해 보이는 현재의 기후가 어느 순간 갑자기 전혀 다른 상태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의 변곡점이 우려 스러운 것은 이를 인류의 의지로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이다. 하나의 자연현상은 연쇄적으로 다른 자연현상을
야기한다. 기후변화 측면만으로 국한한다면 기온 상승이라는 자연현상이 야기하는 여러 자연현상 중 어떤
것은 기온상승을 완화하기도 하고 반대로 가속화하기도 한다. 완화시키는 현상을 Negative Feedback(음의 되먹임 현상), 상승시키는
현상을 Positive Feedback(양의 되먹임 현상)이라고
한다.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고 기온이 올라갈 때 식물의 생식활동, 즉 엽록소 활동이 활성화되는 것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소비를 촉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Negative Feedback으로 작용한다. 즉 기온상승이 야기한
자연현상에 의해 기온이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러한 효과는 자연현상이 급격한 기후변화를 완화시킨다.
반면 Positive Feedback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기후변화의 현상이 기후변화를 추가로 촉발한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 햇빛의 반사량(Albedo)이
줄어 온난화가 촉진된다. 시베리아의 동토층이 녹으면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메탄가스가 대기 중으로 누출되어
온난화가 촉진된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온실효과가 큰 가스이다. 기후변화의 변곡점은 지구온난화의 Positive
Feedback에 의해 인류가 더 이상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후변화가 가속화의 길로 들어서는 지점이다. 온갖 공포스러운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2015년 12월에 체결된 국제적
기후체제인 파리협약(The Paris Agreement)도
이 변곡점을 막는 것이 최종의 목적이다.
기후를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어렵다. 일부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기후변화 변곡점이 훨씬 빨리 올 수도 있다. 이미 그 변곡점을 지났다는 주장도 있다. 기후변화의 Positive Feedback의 징후는 많다. 북극의 빙하와 고산지대의 만년설의 감소에 따른 태양열 반사량의 감소, 동토층에
묻혀 있는 어마어마한 량의 메탄 분출에 더해 고온에 의한 식물의 엽록소 활동의 감소, 해수면 상승에
의한 농경지 감소, 바닷물의 산성화에 의한 산호초의 감소, 수온상승에
의한 해양의 이산화탄소 흡수량 감소 등등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현상들이다.
작년인 2016년이 한 해 전인
2015년에 이어 또 다시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되는 것이 기후변화 변곡점이 이미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음을 증명하는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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